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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4 09:52
줌갤러리 기획 박경혜 초대전 "동심의 세계"
 글쓴이 : 줌갤러리
조회 : 3,210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4월은 메마른 정서에 가슴 뛰게 하는 계절입니다. 고단한 일상에도 4월의 공기는 감각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욕심 없는 설렘의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바깥문명에 의해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삶의 무게로 고단한 우리에게 행복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전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박경혜의 그림에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동심의 세계로 가득합니다. 그녀의 그림의 아이들은 해맑은 웃음과 긴장, 붉어진 얼굴에 숨겨진 설렘과 수줍음 그리고 기대감, 마냥 즐거운 숨바꼭질, 고무줄놀이 무심코 써내려간 숫자 1234567 순수한 희망을 담은 무지개 숫자 7...... 바깥문명에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 저편에 퇴색해져가는 순수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은 행복한 그림전입니다.  

잠시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고, 박경혜의 그림을 감상하시면서, 우리 마음에 잠자고 있는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를 기억하면서, 순간이나마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줌갤러리 대표 전순원







 

[평론]


우리시대의 즐거운.....박경혜의 세상이야기

 

그저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지나간 시간들을 기억하면서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빙긋한 미소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계획되지 않은 순수한 순간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려하고 보듬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계획되지 않은 일들로 서로 사랑하고 보듬고 이해하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순수하다는 것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일일런지도 모릅니다. 필요에 의해 욕망으로 가득한 세상에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 소중한 시절입니다. 박경혜 작가는 여기에 즈음하여 소중히 간직했던 일들을 소담스레 풀어놓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일들을 현재에서 바라봅니다. 개인의 추억이나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음의 상처나 드러낼 수 없는 미안함을 치유할 수 있는 영역이 만들어 집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감정을 치유합니다. 그러면서 행복했거나 즐거웠던 일들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유를 물어옵니다. 무엇으로도 감싸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것은 살아가는 일에서 생겨난 때문에 조금은 덜 미안해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더해가는 현실의 대립과 갈등에 대하여 새로운 세상이 있고 미래를 위한 삶이라는 사실을 배워줍니다.

<새침데기>아이가 있습니다. 강아지를 안고 있는 아이는 속내를 숨기려는 듯 옆을 바라봅니다. 아이의 고집에 강아지는 자신의 자유를 포기한 듯 무표정으로 늘어져 있습니다. 기묘한 장난이 시작되려는 듯 한쪽 발에 리듬을 줍니다. 여기에 작가는 또 하나의 코드를 생성시킵니다. 골똘한 생각을 의미하듯 1에서부터 7까지의 숫자로 아이를 둘러쌉니다. 숫자는 셈을 위한 기호이면서 동심을 의미하는 숨은 코드입니다. 거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7까지의 숫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됩니다. 7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 숫자입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7일이 지나야 죽은 몸에서 영혼이 풀려난다고 믿었습니다. 7일을 일곱 번 제사를 지낸다하여 49제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폴로가 세상에 나온 날이 7일이기 때문에 로마인들에게 7을 행운의 숫자이며, 이스라엘에 있어서 7은 속제와 추모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기독교에서 7은 안식을 의미하며 불교에서는 도를 득하기 위해서는 7가지 품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박경혜의 작품에 표시되는 숫자 7은 이러한 상징적 의미에 순결과 순수라는 의미를 더합니다. 무지개의 7가지 색이 자연의 순수성이라는 의미도 덧붙입니다.

아이와 숫자를 통해 사람의 흔적을 찾아갑니다. 흔적은 자신에 대한 기억이거나 타인에 의해 생겨난 상처이기 쉽습니다. 확인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토닥거릴 수 있는 것이 아이의 순수성이며 표정이며 엄마가 알아차릴 수 있는 만큼의 계산된 잔머리입니다. 눈이나 손으로 확인 되지 않으나 존재하는 것이 추억이나 마음속의 이야기들입니다. 일상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그림으로 그려냅니다.

<고백>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순결과 순수의 의미로 하얀 옷을 입혔습니다. 사랑과 정열의 상징으로 통하는 붉은 색 꽃을 들고 수줍게 돌아서 있습니다. 남자는 이이 그것을 예견한 듯 즐거운 미소를 띕니다. 창위에는 희망을 상징하듯 왕관을 쓴 새를 그려냅니다. 5라는 숫자에 왕관이 둘러치니 것을 보면 오(5)늘이라는 의미인 듯 합니다. 이렇듯 박경혜는 무엇을 그린다기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그림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풀어가는 동안 우리는 이미 마음이 즐겁기 시작합니다. 빛바랜 추억속의 사진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즐거운 마음을 줍니다.

그녀가 그리는 아이는 세상 모든 사람을 의미합니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갖혀 사는 현대인에 대한 위안입니다. 누구나 안고 있는 미안하고 아픈 마음의 상처를 감싸안는 코드입니다. 작품을 보면서 아이의 모습을 통해 치유에 의한 생성과 환원을 반복하는 그녀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그녀의 여정을 따르다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이해하는 포괄적 희망이 생겨납니다. 그녀의 그림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작가의 의도와 의중을 이해하고자하는 순차를 따르다 보면 자연스레 체득되는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혼자 생각하기 보다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오류와 편견에 익숙한 마음들이 제거되기 시작합니다. 박경혜의 개인적 관심이 보통의 사람들 모두에게 마음의 해방이라는 정신을 찾아가게 합니다. 이것이 그녀가 꿈꾸는 예술세상입니다.

 

박정수(미술평론가)






박경혜 작가노트

 

나는 누구인가?

현대 사회는 물질적인 풍요에 비해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은 줄어들고 정신세계는 오히려 빈곤해 지고 있다.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사회에 대한 소외감으로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에 혼란을 가져오게 되고 이러한 혼란은 자아상실감으로 나타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정체성의 근원을 아이의 모습에서 찾는다. 나도 처음에는 아이였다. 그래서 그림 속의 아이들을 보면서 잊었던 나의 모습을 찾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주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통하여 휴식 같은 행복을 느끼고 차갑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기계적인 삶으로부터 벗어나 안도감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다. 아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며 더 나아가 나 자신의 근원을 깨닫고자 한다.

그림 속의 숫자 1234567은 동심의 처음이자 모든 것이다. 1234567은 아이들이 처음 적어보는 숫자이기도 하면서 무지개의 7가지 색이다.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이 모든 색을 포함하듯 7은 세상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숫자를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함이다.

그림은 또한 나를 정화하는 과정이다. 그림을 통해서 오늘의 나를 내려놓고 비워가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다. 내가 그림 속의 아이에게서 평안과 휴식을 얻듯이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잠시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순간만이라도 행복했으면 한다.